우아한테크코스를 수료했다. 이것만 해도 이야기보따리가 넘쳐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따끈따끈한 취업 소식을 들고 왔다.
🏃 레벨 5 이야기
레벨 4가 마무리되고, 레벨 5와 함께 본격적인 취업 활동이 시작되었다. 우테코 측에서 취업 활동을 지원해주는 건 아니지만(우테코에서는 테크코스 과정을 더 중요시하고, 이 과정에서도 수료를 위해 해야하는 과제들이 넘쳐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하반기 채용 시장이라는 시기와 맞물려있기 때문에 다들 이력서를 하나둘 써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테크코스보다 취업이 중요하다면.. 테크코스를 나가는 방법이 있다 👋🏻 아무도 말리지 않으니 참고하자 ㅋㅋ 반란군이 되라는 포비의 말을 새겨라!
졸업까지 25학점을 더 수강해야 해 적극적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관심을 아예 지우지도 않았다. 우테코에서 열린 우형/DH 설명회나 리크루팅 데이에서 나와 맞는 회사와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회사는 어디일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우형의 모기업인 딜리버리 히어로(DH)도 정말 관심있었는데, 돌아오는 여름 졸업까지만 받아주신다는 말씀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학교를 마무리한 뒤에 DH/우형을 모두 노려보는 경우의 수도 있었겠지만, 크루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좋은 추진력을 얻을 수 있어 후회하지는 않았다.
결국 우아한형제들에 지원했다. 무엇보다 좋은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9할 이상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크루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게 즐거웠고, 설득을 하고 당하면서 철학을 다져나갔다. ‘무엇을’보다는 ‘왜’에 집중했던 10개월을 지내며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웠다. 다행히 우테코에서 느꼈던 문화를 채용 과정에서도 체감할 수 있었다. ‘합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커져갔다.
아래부터는 대략적인 채용 과정을 설명합니다. 민감한 내용은 배제했으니 참고해 주세요 🥹
🎨 입사지원
아르바이트 이력서를 이력서라고 할 수 있을까..🤔 난생 처음 회사를 위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라는 걸 써 봤다. 어떤 걸 담을지, 얼마나 길게 쓸지 감이 안 왔다. 하나 확실히 했던 건, 다른 사람의 것이나 유튜브 등의 영상을 참고하지 않았다는 거다. 이건 대학교 자소서를 쓸 때나, 우테코에 지원할 때 모두 그랬다. 나의 언어로 나를 표현하는 게 제일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
코드를 짜기 위해 개발자가 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불편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목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코드를 작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적인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어떤 것이 불편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주로 담았다. 경력기술서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가 기여한 내용을 보기 쉽게 한 줄로 적으려 했는데, 이게 제일 어려웠다. 한 줄에 어려운 점, 어떻게 해결했고 해결한 뒤에는 어떤지를 모두 담고 싶었다. 문장 하나를 위해 몇 시간을 붙잡기도 했다. 다른 크루들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명확하게 이해 돼?’라는 식으로 많이 피드백을 받고 고쳐나갔다.
신입이다 보니 경력과 관련된 사항은 전무했다. 지금만이 대학교에서의 일을 조금 적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학업, 알고리즘 동아리나 대회 경험을 추가로 적어 두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기여한 항목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자기소개서와 피어리뷰를 함께 적고 지원을 마무리했다.
🔍 코딩테스트
이전 기수들의 이야기를 보면 테스트는 면제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 기수에는 채용과정에 코딩테스트가 포함돼 있었다. 우형도 그렇고 개발자를 채용하는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기본 관문이기 때문에, 선릉 크루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분 탐색과 DP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는데, 덕분에 다른 회사의 코딩테스트에서 문제를 풀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뿌듯했다 🎊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응해준다면 얼마든지 열 수 있어,,, 🥹
알고리즘 공부는 주로 Python이나 C++로 진행했다. 문자열, 조합을 다루거나 간단한 문제는 Python으로, 복잡하거나 시간에 맞춰야 하는 경우에는 C++를 자주 사용했다. 특히나 문제를 풀면서 Java를 꺼낼 일은 없었다…만, 이번 코딩테스트는 Java로 언어 제한이 걸려 있어서 나름의 특훈도 진행했다. 사용하지 않았던 라이브러리나 클래스 사족을 일일히 작성하려니 손이 안 갔다. 코드가 길어서 보기 싫은 건 덤.
특히나 나의 연습은 알고리즘을 새로 배우는 게 아니라, Java 언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해지기가 목표였다. 어려운 골드 문제를 해결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서 많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했다.
코딩테스트에서 주어진 문제는 다 해결했고, 서류전형 합격 소식을 받았다. 이때부터 합격이라는 단어가 메일에 적혀 들어오니 작년 우테코 지원하던 생각도 나고, 회사와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
👋🏻 1차 면접
면접을 보기 전에 크루들과 모의면접을 가졌다. 페드로와 몰리와 함께했던 피말리는 모의면접이었는데… 이전에 면접에서 당했던 걸 토대로 바닥까지 질문하는 방법을 깨달아버린 페드로가 미친듯이 공세를 이어나갔다. 답변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직접 말로 뱉어내는 것이 큰 차이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비단 기술과 관련된 게 아니더라도, 나의 생각을 순발력있게 정제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1차 면접은 90분간 진행되었고, 60분간 라이브 코딩, 30분간 구술면접이 이어졌다.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듯이 자유롭게 진행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다. 우테코에서의 문화를 그대로 내가 이끌어가는 기분을 받아 회사 들어가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술면접은 대부분 인성 질문이 주를 이뤘고, 학교와 관련된 질문도 예상했지만 제법 받았다. 학교는 참 아직도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지만… 학교에서의 공부에서 개발을 접해보고 싶어 우테코에 지원했고, 이곳에서 얻어간 사람과 문화가 너무 좋았어서 이어나가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
열흘 정도 지나 1차 결과가 발표됐다. 합격 소식과 2차 면접 안내가 이어졌다. 이제 진짜 관문 하나만 남았다는 이야기에 괜히 긴장했다.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할 지 몰라서 며칠 손을 놓기도 했던 기억이다.
🧐 2차 면접
면접 내용은 정말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1차 때 깊은 기술을 오래 나누지 않았으니 기술면접 위주로 진행될 수도 있었고, 다른 면접관분들이 들어오시게 된다면 다른 인성면접을 진행할 수도 있었다. 이때부터는 어디를 위주로 봐야 하나..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면서 2-3일은 어영부영 보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CS 하나를 잡아 흐름을 정리한 게 이 글이다. 하루 날 잡고 운영체제를 돌리니 나름 마음이 편해졌달까. 지금에야 이야기하는 거지만, 면접 준비에는 큰 도움이 안 됐다(다른 회사의 면접을 보아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면접은 보통 내가 한 활동에 대해서 탑-다운 형식으로 가는 게 조금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의 면접을 두어 번 더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
2차 면접은 어느정도 예상했듯이 기술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20분 기술 – 10분 인성 관련 질문이 오고갔다. 1차보다는 깊이있었던 부분이라 머리가 지끈했다. 30분 안에 내가 아는 것을 꺼내려니 급해지는 경향도 있었고, 뜻하지 않게 장황하게 늘어놓아 돌아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2차 면접을 마치고의 감회는 1차 때와는 달라 아쉬웠다.
🎁 결과
그렇게 또 열흘이 흘렀고, 좋은 소식을 받았다. 사실 2차 면접을 보고 나서는 거의 잊고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결과 발표에 놀랐다. 우테코에서 이어졌던 활동이라 취준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합격하니 감사했다. 아직 학교 졸업까지 두 학기가 남은 건 사고지만, 어떻게든 내가 해내야 하는 일들이니 안고 가기로 했다. 같은 학교에 같은 방식으로 졸업을 앞둔 친구가 있어서 용기가 많이 됐다.
작년 동안 얻은 게 정말 많다. 좋은 사람과 선생님, 여러 관점으로 생각하는 법, 앞으로 함께 일할 동료까지. 좋은 영향을 받아 나아가니 자연스레 나누고 싶어진다. 언젠가 나도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있겠지. 많이 성장하고 많이 비추자 🔦